위대한 조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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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서울시향에 새로운 빛이 비치고 있다. 신임 서울시향 음악감독을 맡은 판즈베던 덕분이다. 엄격한 통제와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뉴욕필 등 세계적 악단을 이끌어 온 그의 별명은 ‘오케스트라 조련사’다. “무대 위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려면 철저한 준비는 필수다. 무대에서 90%의 실력을 발휘하려면 110%의 훈련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음악계의 히딩크다.

# 경영자는 성과로 말한다

“명선수는 명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스포츠 격언이다. 영업을 잘해서 발탁했더니 본사 영업 기획에선 죽을 쑤거나 반대로 기획통이 막상 현장에선 헤매는 일은 다반사다. 공부 잘했다고 사업을 잘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의사가 병원장을 맡는 병원치고 성과가 좋은 곳은 별로 없듯이 예술계 또한 마찬가지다.

개인의 능력이 출중한 것과 조직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좋다는 것과 경영을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경영이란 한마디로 리더십을 발휘하여 성과를 내는 게임이다. 따라서 그것은 결국 ‘성과’라는 최종 산출물로 평가된다. 필자는 그 핵심 축으로 ‘Value-driven, Market-smart’, 이 두 가지를 추천한다.

최근에는 첨단 IT 베이스의 애자일(Agile) 조직에 AI가 결합하면서 조직 운용의 효율성은 광속으로 진화되어 가고 있다. 참고로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란 책을 쓴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책을 집필하면서 미 해병대의 조지 플린 예비역 장군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미 해병대는 어떻게 세계 최고의 부대가 될 수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을 했다. 플린 장군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장교는 마지막에 먹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미 해병대에서 가장 중시되는 룰이 바로 <장교는 마지막에 먹는다(Officers eat last)>라는 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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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니저와 리더의 차이

그렇다면 관리 자 (manager) 와 리더(leader)의 차이는 무엇일까? 쉽게 말해 어떻게(Howㆍ목표)가 관리라면, 왜(Whyㆍ목적)는 리더십이다. 여기서 ‘어떻게’는 방법이고 ‘왜’는 본질이다. 알고 보면 이 두 가지를 혼동하는 리더들도 많다.

요컨대, 리더십의 요체는 열심히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게 만드는 데 있다. 과거 AOL 창업자인 케이스 회장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CEO가 되고 싶다”라는 말의 심오한 뜻이 바로 여기에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리더십의 품질이다. 결국 리더십은 지위의 문제가 아니며, 리더십은 조직의 방향이자 가치 그 자체다. 그러나 무엇이 바람직한 리더십인가에 대한 명쾌한 합의는 불가능하다. 오죽하면 “리더십의 정의는 이 세상 리더 수만큼 있다”라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이와 관련하여 동양 통치학의 최고봉 한비자는 “3류 리더는 자기의 능력을 사용하고, 2류 리더는 남의 힘을 사용하고, 1류 리더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고 설파했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샘 월튼의 10가지 법칙(The 10 Rules of Sam Walton)』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직원들이 리더를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자신을 위해 일한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경영학적으로 보면, 일을 바르게 하는(right way) 것은 관리이고, 바른 일을 하는(right thing) 것은 리더십이다. 흥미로운 건 리더십은 “가르칠 순 없으나 배울 수는 있다”는 점이다. 언제나 결론은 사람이다.

이 교수는 매우 다양한 경력을 거친 국내 정상급 경영평가 전문가이며, 스타 강사로도 유명하다. 또한 베스트셀러,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저자이자 교보 광화문글판 선정(2022년) 작가이다. 현재 조선일보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불과 ‘두줄’로 풀어낸 국내 최초의 독창적인 초미니 칼럼 (부제: Think Audition)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과 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생각근육을 키우고 마음의 울림을 느끼게 하는 지식과 사색의 아포리즘 결정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