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is beauti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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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긴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려운 것보다는 쉬운 것,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거기에 즐거움까지 겸비한다면 금상첨화다. 특히 ‘단순함 (simplicity)’이란 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예컨대, 남녀가 연애할 때도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단 한마디, “사랑한다”는 말의 위력을 따라갈 수 없다.

# 단순함이 아름답다

처음에는 단순하면 뭔가 부족한 것 같고 밋밋하다는 생각 때문에 단순함의 가치를 모르던 사람들도 오랜 세월을 살아오다 보면 누구나 느끼게 되는 일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만드는 건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단순함이란 고도의 복잡한 프로세스를 통과한 마지막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단순함이란 높은 경지에 오르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목은 포기, 즉 버리는 것이다. 피카소가 주력했던 일도 아이디어를 더하는 게 아니라 빼는 것, 즉 빼고 또 빼서 본질만 남기는 것이었다. 재즈연주자로 유명한 찰스 밍거스의 견해도 비슷하다. “누구나 독특한 일을 할 수 있으나 그건 쉬운 일이다. 어려운 것은 바흐처럼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 극도로 단순화시키는 것, 그것이 창조성이다.” 미켈란젤로가 남긴 “조각이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다”라는 명언도 같은 맥락이다. <생각의 탄생>에서 리처드 파인먼은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고 잘라 말했다. 결국 단순함이란 쓸데없는 이것저것 다 떼고 난 후 만나게 되는 본질(本質)이란 강력한 세계다.

모든 역사를 통해 단순함은 복잡함을 이겨왔다. 마네의 그림이 그랬고, 조립식 이케아(IKEA) 가구가 그랬고, 생명이 긴 유행가 가사가 그랬다. 디자인 업계의 신조류인 미니멀리즘(Minimalism) 등도 같은 맥락이다. 월터 아이작슨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는 선(禪ㆍZen)에 푹 빠졌으며 그 결과 극도로 단순한 디자인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애플이 첫 브로슈어 표지에 다빈치의 명언, “단순함은 궁극의 세련됨이다(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를 내세웠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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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함으로 승부하라!

비즈니스 100년사가 증명한 단 하나의 성공 전략은 바로 단순화 전략이다. 구글의 창업정신 및 도착시간의 철저한 준수로 유명한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SWA)의 6가지 성공법칙 중에도 단순함의 진수를 찾아볼 수 있다(Keep it simple). 디자인을 최대한 걷어내어 상품의 실존적 가치를 드러낸 일본의 무인양품(MUJI) 성공의 주역, 하라 켄야(原研哉) 교수는 ‘공(空)’의 철학을 주장하며, 자신의 외모는 물론이고 각종 제품에서도 말끔히 군더더기를 제거하는 걸로 대히트를 쳤다.

“간결함은 지혜의 정수다(Brevity is the soul of wit).” 이 말은 셰익스피어가 <햄릿> 2막에서 쓴 말이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보다 상대가 어떤 말을 들었는지가 중요하다. 간결함이란 짧게 말하지만 핵심을 정확하게 상대에게 전하는 기술이다. 이런 경우 요점과 핵심을 말할 수 있는 Tip이 있다. BRIEF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B는 Background 즉 서론이다

② R은 Reason, 근거 또는 타당성을 뜻한다

③ I는 Information, 핵심 정보를 말한다

④ E는 Ending, 결론을 의미한다

⑤ F는 Follow-up, 추가내용이나 질문이다

세상은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져 가고만있다. 그러나 첨단 디지털화가 진전되어 가면 갈수록 오히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라고 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갈 것이다. 아! 추사 김정희가 남긴 글귀 중에서 노자의 ‘대교약졸(大巧若拙: 큰 솜씨는 마치 서툰 것처럼 보인다)’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던가.

이 교수는 매우 다양한 경력을 거친 국내 정상급 경영평가 전문가이며, 스타 강사로도 유명하다. 또한 베스트셀러, 『생각의 차이가 일류를 만든다』 저자이자 교보 광화문글판 선정(2022년) 작가이다. 현재 조선일보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두줄칼럼」은 삶과 일에 대한 인사이트, 아이디어 및 최신 트렌드 등을 불과 ‘두줄’로 풀어낸 국내 최초의 독창적인 초미니 칼럼 (부제: Think Audition)이다. 내용은 주로 인문과 경영의 융복합 구성이며, 생각근육을 키우고 마음의 울림을 느끼게 하는 지식과 사색의 아포리즘 결정체다.